츠키아카리 시시

땅에 두 발을 딛고 서있는 것마냥, 그는 줄 위에 서 있을 수 있었다. 고층 건물의 높이에서도 휘청거리는 묘기를 보이며 여유롭고 안정적으로 줄타기를 선보일 수 있는 게 시시의 재능이었다. 그 무엇보다도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건 여유로운 그의 웃음, 신비한 시시의 눈빛. 묘한 분위기가 그의 줄타기를 더욱 인기 있게 만들었고, 어느 누구도 그의 줄타기를 따라할 수는 없었다. 그 덕에 그에게 초세계급이라는 명칭이 붙게 된 것이겠지.

처음에는 서커스단에서 줄타기를 포함한 다양한 묘기를 배웠을 뿐이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그가 재능을 보였던 건 줄타기 곡예. 그는 열 살도 되지 않은 나이에 제 스승을 일 년도 채 안 되어서 뛰어넘을 정도로 재능이 넘쳐났고, 서커스단은 어린 나이에도 어른 못지 않게 실력이 월등히 뛰어난 시시의 초월적인 줄타기 덕분에 유명세를 타게 되었다.

‘한 번쯤은 꼭 봐야하는 공연!’ 그의 이름은 국내에서 훌륭한 재주꾼으로 유명했으며, 시시의 줄타기 공연은 언제나 매진일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 이따끔 방송에서 출연해 인터뷰를 할 정도로, 그는 국내 사람들이 이름 정도는 들어보았을 유명인사였다.

전신 그림은 @in_commission님의 커미션입니다.

Keyword :: 능청맞은, 예리함, 속을 알 수 없는

그는 가벼움이 다분한 사내였다. 입가에는 언제나 싱그러운 웃음을 걸치고, 처음 보는 어색한 사이여도 거리낌 없이 친근하게 상대를 대했다. 언제나 우유부단하고 느긋하게 행동하는 것처럼 보였으며, 어찌 보면 만사가 천하태평한 것 같기도 했다. 세상에 걱정이 없는 사람이었다. 다른 사람에게 버거운 일도, 그에게 있어서는 세상에서 가장 쉬운 일이 되곤 했다. 하지만 너무 가볍게 생각하는 탓에 일이 흐지부지 넘어가는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기에, 장점이라 하기에는 애매했다.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그런 면이 게을러서 답답해보여도, 의외로 가끔은 예리한 면을 보이기도 했다. 마치 그의 여유로움은 상대를 방심시키기 위해 일부러 가장되기라도 한 것처럼. 판단을 똑바로 내려야 할 때에는 사뭇 진지한 표정을 짓기도 했고, 충격적인 장면을 보게된다 하더라도 표정을 갈무리하는 게 빨랐다. 애초에, 보여주는 모든 것이 거짓일지도 모른다고 생각될 정도로, 상황에 맞게 행동하는 게 꽤나 빠른 사람이었다. 그게 나쁘다고는 할 수는 없으리라. 사람은 어차피, 거짓으로 이루어진 존재이기에. 게다가, 묘기를 부리는 사람은 사람들 앞에서 항시 연기를 하기 마련이다.

이름: 月影しし, ‘달빛을 품은 사자’라는 뜻을 가진 이름이다.

외모: 베이지빛이 도는 백발은 옅은 윤기가 흐른다. 태생부터 곱슬거리는 머리카락은 사방으로 삐죽거렸고, 방금 막 일어나기라도 한듯이 부스스하다. 삽살개같이 이마를 덮는 앞머리는 그리 단정하지는 않더라. 자칫 부산스러워 보일 수도 있는 머리카락을 허리까지 길게 길러서는, 위쪽을 향해 질끈 묶어 포니테일로 늘어놓았다. 자연스럽고 여유로운 웃음이 걸려있는 얼굴에, 왼쪽 눈 밑에는 붉은색 역삼각형 무늬 문신을 새겨놓았다. 옅은 쌍꺼풀을 가진 눈은 차분히 가라앉아있는 적안. 목에는 흉터를 가리기라도 하려는 듯이, 항상 깔끔한 붕대가 칭칭 감겨있었고. 양쪽 귀를 뚫고선, 붉은 실로 엮어 만든 귀걸이를 달아놓았더라.

발목 언저리까지 길게 내려오는 계량 전통복, 허리에는 무늬가 있는 아대를 둘렀으며, 옷의 질은 꽤나 화려하고 부티가 나더라. 발에는 때가 쉽게 탈 법한 흰 버선을 신고 있다. 전체적으로 왜소한 체형이었으며, 피부가 창백했고 살이 드러나는 부분이 무척 말라있었다. 그럼에도 혈색은 나름 생기가 돌고 있었지.

혈액형: RH+, B형
생일: 8월 5일

츠바키 서커스단: 시시가 일하고 있는 서커스단이다. 츠바키는 동백나무라는 뜻. 예전에는 동네의 흔한 유랑단이었지만, 지금은 대규모로 크기가 커졌으며 공식 행사까지 다닐 정도로 유명한 단체가 되었다. 그들이 그렇게 이름을 날리게 된 데에 가장 큰 공헌을 한 게 시시의 존재. 어릴적부터 입소문으로 하나둘씩 퍼져나가던 그의 재능은 어느새 일본 전국에 널리 알려질 정도로 꽃을 피워내었다. 사자와 호랑이 등의 맹수를 부리는 쇼를 펼치기도 하고, 여러가지 위태롭고 아찔한 쇼를 펼치지고 하지만, 결국 마지막을 장식하는 건 언제나 시시의 허공 줄타기였다.

부모님은 둘 다 소식을 모른다. 서커스단에 속해있던 무희 중 하나였던 시시의 어머니는 관람객이었던 그의 아버지와 하룻밤을 보내게 되었고, 다음날 아버지는 그 장소를 떠났다. 시시가 태어나고, 그 아이가 말을 하고 제대로 사고를 하게 될 때까지 시시를 돌보았던 어머니는 아버지처럼 홀연히 어느날 서커스단을 떠났다. 시시만을 버리고서. 이름은 어머니가 지어주었던 것. 후에 붙은 성 '츠키아카리(달빛)'은 줄타기 곡예사로 유명해진 시시에게 후에 서커스 단장이 붙여준, 칭호와도 다름없는 영광스러운 성이었다.

누군가 목에 감긴 붕대에 대해 물어보면 말을 태연히 돌리지만, 그 주제에 대해 기피하는 기력이 역력하다. 목에 손을 대는 걸 끔찍히도 싫어하며, 절대 하지 못하게 한다. 붕대는 자주 갈아주는 듯, 낡아보인 적이 한번도 없었다.

동물을 좋아한다. 고양이나 강아지는 물론이지만, 사자나 호랑이같은 맹수들을 더 좋아한다. 아무리 사나운 동물도 몇번 마주하다 보면 그의 말을 순순히 잘 따르는 편이었다. 서커스에서 맹수들과 함께 지내온 탓이었을까.

좋아하는 간식은 화과자. 아이에게 사탕을 주는 것마냥 많이 좋아한다. 단 것과 따뜻한 차 또한 좋아한다. 음식을 즐겨먹지는 않으며, 언제나 소식을 한다. 많은 음식은 속에서 잘 받아주지 않는다고.

줄을 탈 때의 시시의 모습은 감탄이 저절로 새어나온다. 떨어질 듯 말 듯, 위태롭게 한 발 한 발을 내딛으며 앞으로 나아가다가, 허공으로 뛰기도 하고, 떨어지는 듯 하다가 줄에 아슬아슬하게 걸쳐서 매달리고, 사람의 심장을 들었다가 놓았다가 하는 식의 아찔한 곡예였다. 튼튼한 줄만 있다면, 그는 어디에서든 줄 위를 걸어갈 수 있었다.

목소리: 장난기 있으면서도 어딘가 허스키한 목소리. http://www.nicovideo.jp/watch/sm21805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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